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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19-09-02 00:4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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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료=금융위원회


[Weekly 기획+](금융) 페이스북 '리브라'를 둘러싼 기대와 우려


글로벌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 시장을 장악한 페이스북이 블록체인 시장 진출을 추진하고 있다. 페이스북은 자체 개발한 블록체인 네트워크와 그에 기반한 가상통화 '리브라'를 앞세워 글로벌 은행 지위를 노리고 있다. 이를 위한 든든한 우군들도 다수 확보한 상태다.


페이스북은 이미 리브라 백서를 공개하며 "리브라의 미션은 전 세계에서 통용 가능한 간편한 형태의 통화(화폐)와 금융 인프라를 제공하는 것"이라며 "이를 통해 모든 이들에게 금융의 자유를 줄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이를 통해 은행 계좌가 없어 금융거래가 불가능한 세계의 수만의 사람들에게 스마트폰만 있다면 언제 어디서든 송금할 수 있는 블록체인 간편결제 인프라를 제공하겠다는 생각이다.


이에 IT업계는 물론 각국 정부와 금융권에서도 페이스북의 행보에 주목하고 있다. 물론 리브라에 대한 찬반도 양극단으로 갈리는 모습이다.


◆ 페이스북의 리브라, 상용화 가능성 높아...막강한 파급력 기대


IT 및 금융업계 전문가들은 페이스북의 리브라가 금융과 신용카드 인프라가 부족한 개발 도상국을 중심으로 그 영역을 확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리브라 연맹에 참여하는 기업들은 비자·마스터카드(결제), 페이팔(간편결제), 보다폰·일리아드(통신사) 등 금융 및 통신 기업이 주축을 이루고 있다. 또한 리브라를 결제에 사용할 수 있는 우버(차량공유), 부킹홀딩스(여행사), 이베이(전자상거래) 등 다양한 기업들이 함께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페이스북의 리브라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금융위원회는 최근 '리브라 이해 및 관련 동향 보고서'를 통해 "전 세계 사용자 24억 명의 은행 예금 중 10분의 1만 리브라로 넘어가도 적립금이 2조 달러(약 2360조원)를 초과할 것"이라며 "이 경우 은행은 지불 능력이 떨어지고 대출금이 감소하는 매출 타격을 입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또한 금융위기 발생 시 법정 화폐에서 리브라로 자금이 이동하는 일종의 뱅크런(예금 대량인출) 현상도 나타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리브라는 페이스북이 준비 중인 블록체인 기반의 가상통화임과 동시에 법정화폐 등 실물 자산과 가치가 연동된 스테이블코인이다. 금융 장벽이 없는 국제 송금으로 활용한다는 것이 핵심 내용의 일부다. 리브라는 가치 유지 수단으로 '리브라 리저브(Reserve)'도 운영할 계획이다. 리브라 리저브는 가상통화와 가치를 연동하는 담보 자산들을 보관 및 운용한다.


금융위 보고서에서 특히 눈길을 끄는 부분은 높이 평가된 상용화 가능성과 이에 따른 파급효과다.


페이스북과 자회사인 왓츠앱, 인스타그램이 확보한 이용자 수는 각각 24억 명, 15억 명, 10억 명 수준이다. 이들은 리브라의 잠재적인 고객이 될 수 있다. 여기에 금융과 결제, 온라인 쇼핑, 통신 등의 세계적 기업들과 파트너십을 이미 구축해 다양한 분야에서 리브라를 활용할 수 있게 될 가능성이 크다는 평가다.



▲ 자료=KTB투자증권



◆ 기존 금융권, 리브라 위협으로 인식


하지만 리브라가 경제생활 전반에 사용되면 기존 금융권의 안정성은 떨어질 것으로 예측됐다. 수십억에 달하는 페이스북 사용자가 은행 예금의 10%만 리브라로 옮겨도 적립금은 2조 달러를 넘게 된다. 이는 곧 은행의 지불 능력 하락, 대출금 감소와 대규모 해외 자금 이전으로 인해 국제 수지가 취약한 신흥시장에 위협이 된다는 분석이다.


리브라의 특징 중 하나인 법정화폐와의 자유로운 환전과 신속한 해외 송금은 국제 자본 이동과 관련한 정책적 대응 능력을 제약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중앙은행 통화를 대체해 통화 정책 효과가 제한적이라는 우려다. 은행을 통한 통제가 이뤄지지 않으면 리브라가 광범위한 자금세탁 수단으로 변질될 우려도 높다. 실제 골드만삭스, JP모건 등의 대형 금융사는 리브라에 대한 규제 불확실성을 이유로 참여를 거절했다.


리브라의 영향력이 커질수록 금융권 중 특히 은행산업이 타격을 받을 수 있다는 전망이다. 페이스북이 고객 자금으로 은행예금 대신 채권 등을 매입하면 은행 재무 상태가 위축될 수 있다. 또 리브라는 사실상 무료에 가까운 해외송금을 제공해 은행의 해외송금 수익을 떨어뜨린다. 2018년 기준 해외 송금액은 국내 14조원, 글로벌 620조원 수준에 달했다.


다만 리브라는 가치 보장 방식이 아직 명확하지 않고 세부적인 내용이 공개되지 않아 그 실체가 뚜렷하지 않다. 또한 토큰 이코노미를 구성하는 발행량 조정 메커니즘이 불명확하고 준비금과의 상관관계도 모호해 발행량에 따라 가치가 널뛰기를 할 가능성도 존재한다.



▲ 자료=리브라



◆ 리브라, 이자 개념 보상 지급시 은행 영업에 타격


국제결제은행(BIS) 역시 최근 보고서를 통해 페이스북의 행보가 은행의 영역을 침범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또한 페이스북, 아마존, 알리바바 등 IT 공룡들이 방대한 데이터를 무기로 금융 시장을 장악할 가능성이 있다며 각국의 규제 당국에 관련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BIS는 "IT 기업들의 금융시장 진출에 대해 위험은 제한하면서 이점은 살릴 수 있는 대응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각국 중앙은행 총재들도 페이스북의 리브라에 대한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마크 카니(Mark Carney) 영국 중앙은행 총재는 "리브라는 최고 수준의 규제를 받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브루노 르메르(Bruno Le Maire) 프랑스 재무장관 역시 "리브라가 하나의 독립적 통화가 되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라는 의견을 내놨다.


다른 전문가들 역시 은행들이 페이스북 리브라를 결코 무시할 수 없을 것으로 내다봤다. 현재 은행을 비롯한 기존 금융서비스에 접근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고 이들을 자본시장에 연결하는 데는 리브라가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얘기다.


한 IT업계 전문가는 "지금도 일부 블록체인 시스템은 지분을 증명(스테이킹)하는 대가로 20% 정도의 보상을 제공하고 있다"며 "리브라도 이런 시스템을 도입할 경우 기존 은행 이자보다 훨씬 많은 수준의 보상이 주어지는 것이기 때문에 은행들이 리브라를 무시하고 넘어갈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 자료=KTB투자증권



◆ 미 상하원 의원, 리브라 거세게 비판


이런 우려들이 반영된 듯 미국 정치권에선 리브라에 반대하는 움직임이 거세다.


지난 7월 열린 미 상원과 하원의원 공청회에선 양원의 의원들이 리브라의 여러 문제점에 대해 지적, 비판을 쏟아냈다.


CNN에 따르면 상원의원들은 공청회 자리에서 데이비드 마커스(David Marcus) 페이스북 부사장에게 "왜 사람들이 페이스북을 신뢰하고 돈을 관리하도록 맡겨야 하는가", "페이스북이 글로벌 금융 시스템을 바꿀 수 있는 핀테크 사업을 주도해야 할 이유가 무엇인가" 등 리브라 프로젝트에 대한 근본적인 의문을 제기했다.


셰로드 브라운(Sherrod Brown) 의원은 "페이스북은 빠르게 움직이면서 민주주의를 훼손하고 있다"며 "이제는 신뢰의 증표로 우리의 월급을 가져가려 한다"고 비판했다. 페이스북의 사명인 '빠르게 움직이고 틀을 부수자'를 비꼰 것이다.


마커스는 이 같은 의원들의 질문에 대해 "사람들은 리브라를 이용하기 위해 페이스북을 믿을 필요가 없다"며 "페이스북은 리브라 연합 100개 회원사 중 하나일 뿐"이라고 반박했다. 이어 "소비자들은 꼭 페이스북이 개발하는 칼리브라 지갑을 사용하지 않아도 된다"며 "본인이 신뢰하고 리브라를 지원하는 전자 지갑을 선택해 이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리브라 연합을 스위스에 설립함에 따른 규제 적용 문제도 제기됐다. 마이크 크라포(Mike Crapo) 의원은 "스위스에 연합을 설립한 것이 미국 금융 규제와 어떤 관련이 있냐"고 지적했다. 이에 마커스는 "규제를 회피하기 위해 스위스를 선택한 것이 아니"라며 "글로벌 가상통화를 표방하기 때문에 국제 기구가 많은 스위스에 본사를 두는 것이 합당하다고 생각했다"고 답했다.


마커스는 이날 의원들이 지적한 '신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월급을 전액 리브라로 받을 수 있다"는 발언까지 마다하지 않았지만 공세를 막아내기에는 역부족이었다. 다만 펫 투메이(Pet Toomey) 등 일부 의원은 "블록체인에는 큰 잠재력이 있다"며 "엄청난 금융 혁신이 될 수 있는 기회를 막아서는 안 된다"라고 페이스북과 리브라를 옹호하기도 했다.


공청회에 전문가 패널로 참석한 개리 겐슬러(Gary Gensler) 전(前) 미국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 의장은 "리브라는 증권"이라는 의견을 밝혔다. 겐슬러는 리브라의 구조가 증권과 유사하다고 주장하며 "리브라는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의해 규제되야 하는 투자 수단"이라고 주장했다.



▲ 사진=CCN



◆ 페이스북, 무차별 포화에 결국 백기?...리브라 '연기'


거센 비판에 직면한 페이스북은 리브라를 '사회를 위해 필요한 서비스'라고 해명했다. 페이스북은 리브라 출시 계획이 단순한 사업 확장이 아니라는 점을 부각시키며, 기존 금융 시스템의 부족한 점을 리브라로 개선할 수 있고 사회적 필요에 의해 리브라가 상용화돼야 한다고 설득하고 있다.


이를 위해 전 세계 성인 중 17억 명에 달하는 인구가 은행 서비스를 제대로 이용하지 못했다는 통계와 함께 리브라를 이용하면 금융 시스템에서 소외된 사람도 편리하게 금융 서비스를 사용할 수 있게 된다는 점을 강조했다.


마커스 페이스북 부사장 역시 미 하원에 "프로젝트가 올바른 방향으로 가도록 충분한 시간을 가지고 노력할 것"이라는 서신을 전달했다. 이는 앞서 맥신 워터스 하원 금융서비스 위원회 의장이 리브라 프로젝트 중단을 요청한 데 대한 답신이다.


의회 뿐 아니라 미국 소비자 단체 등도 개인정보 보호를 문제로 페이스북 리브라를 반대하고 나섰다.


이에 더해 제롬 파월(Jerome Powell)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 의장도 페이스북 리브라에 대해 "리브라에 대한 개인정보 보호, 자금 세탁 방지, 소비자 보호, 금융 안정 등 여러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며 "주요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 앞으로 나아갈 수 없다"는 의견을 밝힌 바 있다.


각계각층의 비판과 반대에 부딪힌 페이스북은 결국 한발 물러서는 결정을 내렸다. 마커스 부사장은 상하원 청문회 전 성명을 통해 "돈세탁, 탈세 등 범죄에 악용될 우려가 해소될 때까지 출시하지 않겠다”라며 “처음부터 돈을 버는 것을 기대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 리브라 '혼선'에 웃음 짓는 중국


리브라를 둘러싼 미국 내 혼란을 반기를 이가 있다. 바로 중국 정부다. 중국은 중앙은행이 발행하는 디지털 화폐를 내세워 글로벌 시장을 노리고 있다. 달러와의 기축통화 전쟁에서 우위를 점하려는 의도다.


중국 인민은행은 이미 '중앙은행 디지털 화폐(CBDC)' 발행을 공식 발표한 바 있다. 인민은행이 표방하는 디지털 화폐 역시 페이스북의 리브라와 유사한 시스템이다.


중국 현지 언론에 따르면 왕 신(Wang Xin) 인민은행 연구국장은 "리브라가 국경을 초월한 결제 시스템으로 작용할 경우 결국 화폐처럼 쓰이게 될 것"이라며 "이 경우 통화정책, 금융안정, 국제 통화시스템 등에 큰 영향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리브라가 상용화될 경우 달러의 역할이 불분명해지므로 CBDC의 필요성이 더욱 대두될 것이라는 게 왕 국장의 설명이다. 그는 "CBDC를 발행하면 중앙은행의 지불 능력을 높일 수 있고 통화 지위에 따라 정책 효율성도 높아진다"고 주장했다.


중국은 ICO 등 가상통화 관련 산업은 금지하면서도 블록체인 개발에는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다. CBDC 연구도 꾸준히 진행해 왔다. 지난해 9월에는 인민은행 주도로 개발한 블록체인 무역 금융 플랫폼을 선보였고 같은 해 10월에는 가상통화 전문 인력을 채용하기도 했다.


신용카드 인프라 구축 단계를 뛰어넘고 알리페이, 위챗페이 등 모바일 핀테크 시대, 현금 없는 사회로 넘어간 중국이다. 이에 CBDC 발행도 그리 오래 걸리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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